렌트카 앱을 켜기까지의 고민
지하철을 타고 1시간을 가야 하는 곳에 급하게 가야 할 일이 생겼다. 평소라면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했겠지만, 짐이 좀 많아진 게 문제였다. 택시를 부르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중고 렌트카 업체들을 일일이 전화해서 물어보는 건 너무 번거로웠다. 결국 스마트폰에 깔려있던 쏘카랑 몇몇 렌트카 앱을 열었다. 예전엔 테슬라 모델Y 같은 전기차도 빌려볼까 싶었지만, 충전할 곳을 찾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일 것 같아 마음을 접었다. 그냥 제일 만만하게 탈 수 있는 레이 단기 렌트나 알아보기로 했다.
앱에서 마주한 낯선 가격표
앱을 켜고 목적지 근처 존을 확인하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유동적이라 좀 당황했다. 3년 전쯤인가, 그때는 하루 빌리는 데 4~5만 원이면 충분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기본 7~8만 원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여기에 보험료까지 붙으면 1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이게 단순히 물가가 올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오랜만에 렌트라는 걸 해보려는 건지 감이 잘 안 잡혔다. 징기스칸 캠핑카 같은 특수 차량도 아니고 그냥 경차인데, 하루 잠깐 쓰는 데 이렇게까지 돈을 써야 하나 싶어 결제 버튼 앞에서 손가락이 자꾸 멈칫거렸다.
대여 과정에서 느낀 소소한 불편함
결국 레이를 빌리기로 결정하고 예약을 마쳤다. 요즘은 비대면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방식이라 편하긴 한데, 이게 막상 차 앞에 서면 묘하게 낯설다. 차량 상태 확인을 위해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긁힌 자국이 너무 많아서 어디를 찍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렌트카 업체 직원이 현장에 나와 있는 게 아니라서, 나중에 내가 낸 흠집도 아닌데 뒤집어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실제로 예전에 다른 업체에서 빌렸을 때, 사소한 흠집 하나로 한참 실랑이했던 기억 때문에 더 신경 쓰였는지도 모르겠다.
주행 중 생각하게 된 것들
차를 빼서 도로로 나가니 확실히 대중교통보다는 편하긴 했다. 창문을 살짝 열고 음악을 트니까 기분은 좋더라. 근데 주행 중에 자꾸 계기판을 확인하게 된다. 연료 게이지가 생각보다 빨리 닳는 느낌이 들어서 혹시 내가 연비를 너무 무시하고 운전하나 싶어 가속 페달을 조심스럽게 밟았다. 오픈카 렌트를 해서 멋지게 여행 다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처럼 이렇게 급하게 이동 수단으로 빌리는 사람에겐 렌트카는 그저 이동하는 동안의 긴장감을 책임져야 하는 도구일 뿐이다. 반납할 때 주유 비용을 계산하는 것도 괜히 머리 아프고 말이다.
반납할 때의 묘한 허무함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 차를 반납했다. 차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어 보낸 뒤 짐을 들고 나오는데, 왠지 모를 허탈감이 밀려왔다. 돈은 돈대로 썼고, 운전하느라 피곤하고, 반납 시간 맞추느라 마지막엔 좀 쫓기듯 운전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그냥 편하게 기차를 타거나, 아예 짐을 줄여서 움직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음에 또 급한 일이 생기면 똑같이 앱을 켜고 있겠지만 말이다. 렌트카라는 게 편하긴 한데, 왠지 매번 할 때마다 완벽하게 잘 썼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무사히 잘 넘겼다’는 생각만 남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