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 렌탈을 결정하기까지의 어색한 망설임
거실이 좁아터지는데 굳이 큰 티비를 놓아야 할까 싶었다. 원래는 그냥 노트북으로 보고 말거나 작은 모니터로 해결하곤 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75인치 스탠드 티비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솔직히 한 번에 큰돈을 주고 사기엔 부담이 좀 컸다. 그러다 문득 엘지헬로비전 렌탈 쪽을 기웃거리게 되었다. 가전 구독이라는 게 요즘 워낙 흔하니까 그냥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신청하려고 하니 이게 생각보다 챙겨야 할 게 많았다. 인터넷이랑 묶어서 하면 좀 싸다는 말에 혹해서 알아봤지만, 기존에 쓰던 KT 알뜰인터넷을 유지할지 아예 바꿀지를 놓고 며칠을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월 3~4만 원 내외의 비용이 나가는 게 매달 나가는 공과금처럼 느껴져서 덜컥 겁이 났던 것 같다.
헬로비전 고객센터와 연결되는 지루한 시간
궁금한 게 생겨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예전에 CJ헬로비전이었던 시절 기억이 좀 있어서 그런지, 상담원 연결이 한 번에 될 거라는 기대는 안 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통화 대기음만 한참을 들었다. ‘지금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내가 물어보고 싶었던 건 딱 하나였다. 이 75인치 모델이 우리 집 거실 스탠드 환경에 정말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있느냐는 거였다. 대리점 상담원들은 사은품 혜택이나 당일 입금 같은 걸 강조하던데, 나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설치 기사님이 와서 스탠드 조립을 제대로 해줄지가 훨씬 신경 쓰였다. 인터넷 끊김 이슈 같은 건 사실 운이라지만, 기기 결함이나 설치 문제는 내 몫이니까.
설치 당일의 예상치 못한 상황들
막상 기사님이 오셨을 때는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났다. 근데 문제는 스탠드 위치였다. 거실장이 티비 크기에 비해 작아서 생각보다 티비가 앞으로 튀어나온 느낌이 강했다. 이게 렌탈 제품이라 나중에 반납할 때 흠집이라도 나면 어쩌나 싶어서 조마조마했다. 75인치는 확실히 크다. 벽걸이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했는데, 타공을 하기 싫어서 스탠드를 고집한 거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설치를 마친 기사님은 쿨하게 떠나셨고, 나는 휑해진 거실에 놓인 거대한 검은 화면을 한참 쳐다봤다. 월 렌탈료가 3만 원 후반대인데, 이 돈이면 2년 동안 100만 원 가까이 나가는 셈이다. 그냥 할부로 사는 게 나았을까, 아니면 그냥 작은 걸 살 걸 그랬나 하는 뒤늦은 후회가 잠깐 스쳤다.
가전 구독이라는 체감의 온도 차이
쓰다 보니 사실 편리하긴 하다. 고장 나면 교체해주겠지, 라는 막연한 안도감이 든달까. 그런데 막상 렌탈 계약서에 적힌 조항들을 찬찬히 읽어보니 이게 내 물건이라기보단 빌려 쓰는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 때가 있다. 특히 SK 알뜰인터넷이나 다른 통신사로 옮기고 싶을 때 결합 할인 때문에 발이 묶이는 게 은근히 거슬린다. 통신사 이동이 자유로운 게 알뜰폰의 장점인데, 렌탈 때문에 통신사까지 묶여 있는 기분이라니. 처음엔 비용 절감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비용보다는 그냥 내 생활 패턴이 이 렌탈 구조에 갇혀버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티비 화질은 좋다. 영상 볼 때마다 좋긴 한데, 왠지 마음 한구석엔 기기값 다 치르고 내 걸로 만드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미련이 남는다.
거실 인테리어와 여전한 불편함
지금도 거실을 보면 티비가 너무 큰 것 같아서 가끔 눈이 피로하다. 75인치 스탠드는 생각보다 공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거실에서 밥을 먹다가도 티비가 너무 가까운 것 같아서 뒤로 물러나게 된다. 가전 렌탈을 하면 전문가가 알아서 설치해주고 관리해준다고 해서 편할 줄만 알았는데, 결국 거실을 어떻게 꾸밀지는 오롯이 내 몫이었다. 다음 달이면 벌써 렌탈료가 자동이체로 빠져나갈 텐데, 그 알림이 올 때마다 이게 잘한 결정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직은 결론을 내리기가 좀 애매하다. 그냥 잘 쓰고는 있지만, 내 거가 아닌 걸 쓰는 기분은 생각보다 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