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서울과 수도권에서 열리는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를 가보면, 눈이 돌아갈 만큼 화려한 부스들이 즐비합니다. 30대인 저도 한때는 여기서 인생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새벽같이 달려갔던 적이 있었죠. 당시 제 눈엔 1,000만 원대의 소자본 창업 아이템들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상담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은 ‘이걸 내가 왜 하려고 했지?’라는 묘한 회의감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보여주는 데이터’만 믿는 것입니다. 실제로 본사에서는 가맹점 평균 월 매출 1,000만 원이라는 수치를 제시하지만, 여기에는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로열티가 빠져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만난 점주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년 안에 폐업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데스밸리라고 하죠. 초기 1~2년 차에 겪는 현금 흐름의 압박은 온라인 홍보물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영역입니다. 직접 발품을 팔아보니, 생각보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마케팅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1인 법인 설립을 고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인등기부등본 주소 변경이나 사업자 등록 같은 행정 절차는 비용을 아끼려고 셀프 등기를 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20만 원 내외의 인지세와 공과금이 들지만, 서류 하나 잘못 건드리면 나중에 수정하느라 며칠을 허비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굳이 법인을 세우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수익성을 검증하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하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첫 법인 설립 시 서류 미비로 인해 등기소만 세 번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예상이 빗나갔던 거죠.
모든 렌탈이나 사무기기 계약도 그렇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서에 적힌 필수 렌탈 항목들이 과연 합리적인 가격인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시장가 대비 30% 이상 비싸게 책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안 하면 가맹 불가’라는 압박에 못 이겨 계약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효율을 뽑아내는 점주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저는 항상 회의적입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때도 있습니다.
결국 창업이란 거창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를 설정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온라인에서 본 ‘성공 사례’들은 운과 자본이 결합된 결과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박람회에서 받은 팸플릿은 그냥 참고 자료일 뿐, 그것을 경영 지침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저도 처음엔 멋모르고 대출까지 알아보려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빚을 지지 않은 게 제 인생 최고의 비즈니스 결정이었습니다.
이 조언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막연하게 꿈꾸며 대출을 고려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용할 것입니다. 반면, 이미 확고한 자본력과 업계 네트워크를 갖춘 분들에게는 너무 보수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창업 박람회에 가는 게 아니라, 내가 하려는 업종의 매출 상위 10% 점포에 가서 3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실을 체감해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조차도 프랜차이즈 본사의 철저한 보안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