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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주방에 억지로 빌트인 정수기 넣으려다 포기한 이유

처음엔 그냥 예쁜 거면 다 되는 줄 알았지

이사 오기 전부터 주방 인테리어 사진들을 참 많이도 봤다. 다들 왜 그렇게 정수기를 깔끔하게 숨겨두는지, 빌트인 정수기가 그렇게 예뻐 보이더라. 삼성이나 LG에서 나오는 빌트인 모델들을 보면 수전 옆에 툭 튀어나온 조작부 하나만 딱 놓여 있어서 공간 활용도가 엄청 좋아 보였다. 사실 예전 집에서는 물통 갈아 끼우는 게 너무 귀찮아서 그냥 생수를 사다 먹었는데, 그 플라스틱 페트병 분리수거 하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정수기를 설치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설치 기사님 방문하고 나서 알게 된 현실

막상 코웨이 상담 센터에 전화를 해서 설치 가능한지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복잡했다. 상담원분이 내 주방 하부장을 보더니 싱크대 아래쪽에 배관 들어갈 공간이 충분한지, 전기 콘센트는 따로 있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냈다. 대충 사진 찍어서 보냈는데, 기사님이 오셔서 보시더니 하부장에 이미 음식물 분쇄기랑 주방 세제통이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어서 빌트인 제품은 설치가 사실상 어렵다고 하셨다. 정수기 본체를 넣을 공간이 애매하다는 거다. 괜히 예쁜 거 고집하다가 하부장을 다 뜯어내야 할 판이라 급하게 계획을 수정했다.

결국 타협해서 데스크탑 모델로 바꿨다

빌트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그냥 데스크탑형으로 알아봤다. 아이콘 정수기 시리즈가 제일 무난해 보여서 그걸로 골랐는데, 이게 생각보다 덩치가 있긴 하다. 주방 상판에 자리를 차지하니까 확실히 빌트인보다는 답답한 감이 있다. 그래도 얼음이 나오는 모델로 할까 고민하다가 가격 차이가 꽤 나서 포기했다. 얼음까지 나오면 좋긴 하겠지만, 렌탈료가 월 4~5만 원 대를 훌쩍 넘어가니까 부담이 좀 됐다. 코웨이닷컴에서 찾아보니 프로모션 기간이라 렌탈료 반값 할인 같은 혜택도 있긴 하던데, 약정 기간을 3년이나 5년으로 길게 잡아야 하는 게 영 마음에 걸렸다. 1년만 딱 쓰고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렌탈은 그게 참 어렵다.

1년 사용해보니 생기는 자잘한 고민들

지금 정수기를 설치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솔직히 물 맛은 잘 모르겠다. 그냥 버튼 누르면 바로 시원한 물이 나오는 게 편하긴 하다. 그런데 관리가 문제다. 렌탈이니까 코디 분이 주기적으로 오셔서 필터 갈아주시고 청소도 해주신다. 근데 이게 매번 날짜 맞추는 게 은근히 스트레스다. 집에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밖에서 볼일 보다가도 급하게 시간 맞춰서 들어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냥 내가 자가 관리형으로 해서 필터만 택배로 받아서 갈아버릴 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가끔 든다. 매달 나가는 렌탈료는 잊을만하면 통장에서 빠져나가니까 큰 금액은 아니어도 꾸준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정수기보다 더 고민되는 주방 공간 활용

결국 빌트인을 포기하고 얹어놓은 정수기 때문에 주방 상판 공간이 좁아진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가끔 요리라도 하려고 치면 정수기 주변에 물기 튀는 게 신경 쓰여서 닦아내느라 바쁘다. 예전엔 그냥 생수병 하나만 딱 놓으면 끝이었는데, 정수기 하나 들어왔다고 주방 동선이 좀 꼬이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은 깔끔하게 잘만 쓰던데 나만 이렇게 정수기랑 씨름하는 건지 모르겠다. 다음번에 이사 가면 그땐 꼭 싱크대 구조부터 확인해서 빌트인을 넣어야지 싶다가도, 그냥 렌탈 계약 끝나면 정수기 없애고 다시 생수를 사 먹을까 하는 생각이 매일 오락가락한다. 편리함과 공간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생각보다 꽤나 귀찮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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