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니 생수병 쌓이는 게 감당이 안 돼서
거실 한구석에 2리터 생수병이 여섯 개씩 묶인 박스가 세 개나 쌓여 있었다. 분리수거 날마다 페트병을 밟아서 구겨 넣는 것도 일이고, 무엇보다 여름이 되니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됐다. 결국 남편이랑 며칠 고민하다가 이번에 웅진 아이콘 얼음정수기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사실 얼음이 나오는 게 굳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냉동실에 얼음 트레이 채우고 비우는 게 생각보다 엄청 귀찮은 일이라는 걸 지난주에 깨달았다. 결국 렌탈료 반값 이벤트 같은 문구에 홀리듯 결제를 마쳤다. 한 달에 몇 만 원씩 나가는 게 매달 나가는 관리비 같아서 좀 찜찜하긴 한데, 당장 생수병 나르는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생각에 위안을 삼기로 했다.
덩치가 생각보다 커서 조리 공간이 사라졌다
설치 기사님이 오신 날, 생각보다 본체가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세 페이지에서 치수를 봤을 때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막상 싱크대 옆 좁은 공간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나니 조리할 공간이 확 줄어들었다. 예전에 쓰던 위닉스 정수기나 그냥 포트기에 물 끓여 먹을 때랑은 차원이 다른 점유율이다. 특히 파우셋 부분이랑 얼음 나오는 구멍이 생각보다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가끔 설거지하다가 엉덩이로 툭툭 치게 된다. 이게 좁은 주방의 비애인가 싶다. 그래도 아이콘 정수기 3 라인업이 디자인은 깔끔해서 주방이랑 이질감은 없는데, 공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게 계속 신경 쓰인다. 정수기 뒤로 콘센트 가리는 것도 일이고, 선 정리가 생각보다 지저분해서 결국 케이블 타이까지 동원했다.
얼음 소리는 밤마다 생각보다 크게 들린다
얼음이 만들어지는 소리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정수기 고장 난 줄 알고 AS 센터에 전화할까 고민까지 했다. 밤에 거실에서 TV 보다가 갑자기 ‘드르륵’ 소리가 나면 깜짝깜짝 놀란다. 웅진 측에서는 원래 얼음 생성 과정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소음이라고 하던데, 예민한 사람들은 이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을 것 같다. 낮에는 별로 신경 안 쓰이는데 새벽에 물 마시러 나왔을 때 나는 그 특유의 기계음은 꽤 존재감이 있다. 그래도 버튼 누르면 바로 시원한 얼음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또 금방 마음이 풀린다. 컵에 얼음을 채우고 정수를 받아서 마시면 확실히 생수병 마실 때보다 삶의 질이 조금 올라가긴 한 것 같다.
렌탈 기간과 해지 고민은 여전히 미궁 속으로
지금 약정 기간을 3년으로 잡았는데, 이게 맞는 건지 아직도 확신이 안 선다. 18개월 반값 할인이라는 혜택이 워낙 커서 덥석 물었지만, 나중에 이사하거나 마음 바뀌면 위약금이 얼마나 나올지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주변에서는 요즘 직수 정수기랑 얼음 정수기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냥 생수 사 먹는 게 제일 싸다고 하던데, 나도 가끔은 ‘그냥 생수 시켜 먹을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 든다. 매달 렌탈료가 빠져나가는 알림을 볼 때마다 흠칫 놀라기도 하고. 정수기 조리수 밸브까지 설치했으면 좀 더 활용도가 높았을 텐데, 구멍 뚫는 게 싫어서 그냥 놔뒀더니 이것도 가끔은 아쉽다. 정수기 물 맛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생수랑 비슷한 느낌인데 편리함에 돈을 쓰는 느낌이다.
매일 물을 마시긴 하는데 여전히 뭔가 아쉽다
설치한 지 보름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주방 동선이 어색하다. 정수기 위치를 옮길까 고민했지만 이미 설치 기사님이 다 조절해둔 거라 다시 부르는 것도 번거롭고 그냥 참고 산다. 얼음이 꽉 차 있을 때 보면 기분은 좋은데, 가끔 얼음이 안 나올 때 ‘얼음 부족’ 불 들어오면 괜히 짜증이 난다. 얼음 양을 조절하는 버튼이 있는데 매번 내가 원하는 만큼 안 나오고 멈춰버리는 것도 조금 불편하다. 아마 다음번에는 좀 더 심플한 냉온수 정수기 정도로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일단 렌탈한 거니까 3년 동안은 잘 써봐야지. 사실 이거 없던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또 못 돌아갈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상세 페이지에서 치수를 보지 않고 그냥 샀다는 걸 깨달으니, 주방 공간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네요.
정수기 때문에 주방 공간이 줄어들어서 답답하겠네요. 얼음 종류 때문에 소음이 신경 쓰인다는 점, 공감합니다.
정말 공감해요. 저도 얼음 만들 때마다 깜짝 놀라서 정신 차리기도 했는데, 밤에 물 마실 때 소리가 더 크게 들리더라고요.
얼음 소리 때문에 밤마다 잠 설치는 것 같아요. 특히 새벽에 물 마시러 나오면 더 신경 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