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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복합기 렌트, 그냥 공유오피스 쓸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처음엔 그냥 저렴한 가정용으로 버텨보려 했다

사업자 등록을 내고 조그만 사무실을 얻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게 복합기였다. 사실 처음에는 집에서 쓰던 낡은 잉크젯 프린터를 가져와서 썼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한 달도 안 돼서 잉크값이 기기 값을 뛰어넘는 기현상을 목격했다. 토너 가루가 날리는 레이저 복합기가 낫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하도 많이 들어서, 한동안 중고 장터를 기웃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중고는 고장 나면 수리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 주변 선배 사업가들이 렌탈을 하라고 그렇게 성화를 부리길래, 반쯤 반신반의하면서 렌탈 업체와 계약을 맺게 되었다.

업체 고르는 일도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복합기 렌탈 업체가 정말 넘쳐난다. 어디는 월 3만 원대부터 시작한다고 광고하는데, 막상 상담 전화를 걸어보면 팩스 옵션이 빠져있거나 인쇄 매수 제한이 깐깐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A3 용지 출력이 필요한 서류가 종종 발생해서, A3가 지원되는 무한잉크 복합기를 찾느라 며칠을 허비했다. 여러 군데 비교해 보니 월 5만 5천 원 정도가 표준적인 가격대인 것 같았다. 결국 집 근처에 있는 업체와 계약했는데, 초기 설치비라고 5만 원을 별도로 요구해서 조금 당황했다. 이런 게 다 비용이라니, 공유오피스에 입주했다면 인터넷이며 복합기 사용료가 다 관리비에 포함되었을 텐데 싶어서 가끔 후회도 든다.

덩치 큰 기계가 사무실 한구석을 차지하니 묘하다

설치하고 보니 기계가 생각보다 훨씬 컸다. 캐논 레이저 복합기였는데, 사무실 공간의 4분의 1은 잡아먹는 느낌이었다. 처음에 기사님이 오셔서 설치해주시는데, 네트워크 설정하고 PC랑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 한 40분 정도 걸렸나. 기사님이 가시고 나서 혼자 테스트 출력을 해보는데, 속도가 엄청 빨라서 놀랐다. 집에서 쓰던 프린터랑은 차원이 다르긴 했다. 그런데 이게 팩스 수신 설정을 해놓으니 밤마다 지잉- 소리를 내며 혼자 깨어나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전원을 꺼두자니 다음 날 아침 예열 시간이 귀찮아서 그냥 켜두고 사는데, 밤에 사무실에 혼자 있을 때 들리는 기계음이 꽤 거슬린다.

잉크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렌탈의 가장 큰 장점은 소모품 걱정이 없다는 거라는데, 사실 잉크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업체 말로는 자동으로 감지해서 잉크가 떨어지기 전에 방문해준다고는 하는데, 막상 인쇄물이 흐릿하게 나오기 시작하면 ‘이거 언제 와서 채워주지?’ 하는 불안함이 든다. 한 번은 정말 중요한 계약서를 뽑아야 하는데 흐릿하게 나와서 고객센터에 연락했더니, 다음 날 오후에나 방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난감했던 적이 있다. 결국 편의점 복사기를 찾아 헤맸다. 이런 걸 겪고 나니 차라리 조금 비싸더라도 유지보수가 완벽한 곳을 찾을걸 그랬나, 아니면 그냥 내 소유의 기계를 사서 직접 관리할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여전히 머릿속을 맴돈다.

그냥 쓰긴 하는데 이게 최선이었을까

지금은 6개월 정도 사용 중이다. 딱히 큰 고장은 없지만, 가끔 스캔이 PC로 바로 안 넘어가서 재부팅을 몇 번씩 해야 하는 소소한 불편함이 있다. 기사님을 부르기엔 민망하고, 안 부르자니 답답한 그런 상태랄까. 사무실에 손님들이 오면 “복합기 렌탈해서 쓰시네요?” 하고 한마디씩 던지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이걸 제대로 쓰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월세만 내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뭐, 어쨌든 지금은 없으면 정말 불편하니까 계속 쓰고는 있지만, 다음에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생각해 볼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이렇게 편하게 사용하는지, 아니면 다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쓰는 건지 문득 궁금해진다. 복합기라는 게 원래 이런 건지, 아니면 내가 업체를 잘못 고른 건지 명확한 답은 아직도 내리지 못한 채 오늘도 흐릿한 인쇄물 하나를 더 뽑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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