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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렌탈 신청하고 나서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았다

갑자기 정수기를 바꿔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얼마 전부터 부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낡은 정수기에서 미세하게 물비린내 같은 게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3년 약정이 거의 끝나갈 때쯤이라 그런지 더 눈에 띄었다고 해야 하나. 괜히 찝찝해서 필터도 갈아보고 청소도 해봤지만, 이미 한번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건 어쩔 수 없더라. 결국 친구가 요즘 어디서 뭐 신청하면 사은품을 많이 준다며 링크를 하나 보내줬는데, 처음엔 그냥 무시했다. 렌탈료가 거기서 거기겠지 싶기도 했고, 굳이 번거롭게 업체를 옮길 필요가 있을까 고민했다.

인터넷이랑 정수기를 묶는다는 것

근데 막상 상담 전화를 돌려보니 이게 생각보다 복잡하더라. 내가 쓰던 게 웅진코웨이 제품이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른 걸 써볼까 싶어서 직수형 정수기 추천 리스트를 찾아봤다. 그런데 상담원들은 하나같이 인터넷 약정 기간이랑 묶어서 바꾸면 지원금을 훨씬 더 많이 챙겨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월 렌탈료는 3만원 중반대였는데, 한 달에 커피 몇 잔 아끼는 셈 치고 그냥 새로 신청하기로 했다. 사실 그 상담원이 말한 ‘현금 지원’이라는 단어가 귀에 꽂혔던 건 부정할 수 없다. 30만원대 사은품을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덜컥 계약을 진행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정답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설치 기사님이 다녀가신 뒤의 허탈함

설치 당일, 코웨이에서 오신 기사님은 꽤 친절하셨다. 기존 정수기 철거까지 깔끔하게 해주셨고, 새로 설치한 직수 정수기는 확실히 이전 모델보다 부피가 작아서 주방이 쾌적해 보이긴 했다. 그런데 설치하고 나서 한 30분 정도 물을 계속 빼줘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물을 틀어놓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수돗물이 계속 나오면서 왠지 모를 공허함이 밀려왔다. 그냥 대충 쓰던 걸 조금 더 썼어도 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건 왜일까. 3년 동안 매달 3만원 넘게 나갈 돈을 생각하니 갑자기 아까워졌다.

비슷비슷한 제품들 사이에서의 고민

이온수 정수기나 냉온 정수기 등 선택지는 정말 많았다. 가격 차이도 몇천 원 수준이라 오히려 고르기가 더 힘들었다. 결국 그냥 디자인 깔끔하고 이름 익숙한 브랜드로 결정했는데, 사용해보니 이전이랑 물맛 차이를 크게 느끼지도 못하겠다. 주변에서는 현금 지원받았으니 이득이라고 하지만, 3년 약정이라는 족쇄가 다시 생긴 기분이다. 내가 이 정수기를 쓰면서 매달 빠져나가는 자동이체 알림을 볼 때마다 과연 잘한 선택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렌탈 시장이 성숙기라더니, 확실히 다들 본사 정찰제 가격에 어디서 가입하느냐만 강조하는 게 이해는 간다.

아직 남아있는 불확실함

지금도 거실 한쪽에 놓인 새 정수기를 보면 깨끗해서 좋기는 한데,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다. 이게 정말 필요해서 바꾼 건지, 아니면 지원금이라는 혜택에 눈이 멀어 굳이 안 해도 될 소비를 한 건지 잘 모르겠다. 상담했던 곳에서는 나중에 유플러스 재약정할 때도 연락 달라고 했는데, 그때는 정말 필요한 건지 아니면 또 영업에 넘어가는 건지 스스로 경계하게 될 것 같다. 다음번에는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해봐야지 싶다가도, 막상 사은품 많이 준다는 말 들으면 또 마음이 흔들릴지 모르겠다. 일단은 이 물이나 열심히 마셔봐야겠다.

“정수기 렌탈 신청하고 나서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았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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