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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정수기 때문에 싱크대 상판을 뚫어야 하나 고민했던 날들

처음에는 그냥 편하게 물이나 마시자는 생각으로 정수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여름이 되니까 집에 얼음이 끊이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생겨서 결국 아이콘얼음정수기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사실 작년까지는 그냥 생수를 배달시켜 먹었다. 2리터짜리 6개 묶음을 현관 앞에 쌓아두는 게 당연한 일상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빈 페트병 처리가 너무 귀찮은 일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분리수거 날마다 낑낑대며 내려가는 게 어느 순간부터는 짐처럼 느껴졌다.

설치 기사님과의 좁은 주방 전쟁

결국 LG전자 정수기 상담을 받고 설치 예약을 잡았다. 그런데 막상 기사님이 방문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집 주방 구조가 좀 애매하다는 거다. 싱크대 옆 공간이 좁아서 정수기를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은데, 타공을 해서 선을 빼야 깔끔하다고 하셨다. 나는 당연히 상판에 구멍을 뚫는 게 싫었다. 전세 집에 살고 있는데 나중에 나갈 때 원상복구 문제도 그렇고, 멀쩡한 상판에 구멍을 낸다는 게 선뜻 내키지 않았다. 기사님은 꽤 난감한 표정으로 30분 정도 고민하시더니, 결국 타공 없이 호스를 뒤로 돌려 빼는 방식으로 진행해주셨다. 다만 그렇게 하니까 정수기 위치가 살짝 앞으로 튀어나와서 주방이 훨씬 좁아진 느낌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LG 퓨리케어 미니 같은 걸 알아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막상 얼음이 나오는 걸 보니 또 마음이 풀리고 참 변덕스럽다.

렌탈 구독의 무게와 비용 고민

솔직히 정수기 렌탈이라는 게 한 달에 나가는 돈으로 치면 4만 원대 초중반이라서 처음엔 큰 부담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3년, 5년씩 계약 기간을 따져보니 계산기가 두들겨지더라. 내가 한 달에 생수를 2만 원어치 사 먹었으니, 사실 2배 넘게 돈을 쓰는 셈이다. 요즘은 코웨이 같은 곳에서 얼음정수기 할인 프로모션도 많이 한다던데, 내가 계약할 때는 왜 그런 게 안 보였는지 모르겠다. 렌탈료 반값 행사나 캐시백 혜택 같은 걸 뒤늦게 기사에서 볼 때마다 조금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설치해서 쓰고 있는데 어쩌겠나. 매달 카드 명세서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을 보면서 ‘이 정도면 노동력 절감 비용이지’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필터 교체 주기와 묘한 찜찜함

설치하고 나니 필터 걱정이 생겼다. LG 퓨리케어 정수기 필터 교체 알람이 뜨면 알아서 기사님이 오시는 건지, 아니면 내가 뭘 해야 하는 건지 처음에 헷갈렸다. 알고 보니 방문 케어 서비스가 포함된 거라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도 가끔 물맛이 좀 맹맹하게 느껴지거나 얼음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으면 괜히 필터 상태를 의심하게 된다. 사실 예민한 편이 아닌데도 정수기를 들여놓고 나서는 물을 마실 때마다 필터가 잘 작동하고 있는 건지 확인하게 된다. 직접 눈으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그저 알람 등만 믿어야 하니 이게 참 묘하다.

여전히 남는 물에 대한 의문

냉정수기 기능은 참 잘 쓰고 있다. 여름에 퇴근하고 들어와서 바로 얼음을 컵에 쏟아부을 때 그 쾌감은 정말 좋다. 생수를 사 나르던 시절의 노고를 생각하면 만족도는 꽤 높다. 하지만 주방 한구석에 떡하니 자리 잡은 기기를 볼 때마다 ‘내가 꼭 이렇게까지 해서 물을 마셔야 했나’ 싶을 때도 있다. 치앙마이 같은 곳에서 한 달 살기 하는 사람들은 물통 들고 다니며 식당 정수기 물을 마신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편의성에 집착하며 매달 꼬박꼬박 렌탈료를 내고 있는 건지. 정수기가 없던 시절이 딱히 불편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제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다음 계약 때는 그냥 자가 관리형으로 바꿀까 싶기도 한데, 막상 방문 케어 안 받으면 또 귀찮아서 방치할 것 같다.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얼음정수기 때문에 싱크대 상판을 뚫어야 하나 고민했던 날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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