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출력물 때문에 당황했던 날
며칠 전 갑자기 서류 몇 장을 출력해야 할 일이 생겼다. 평소라면 회사에서 몰래 뽑거나 근처 편의점을 갔을 텐데, 하필 주말이었고 집 밖으로 나가기가 너무 귀찮은 상태였다. 예전에 쓰던 삼성 레이저 프린터가 있었는데, 토너를 교체할 시기가 지나서 한참 방치해둔 게 생각났다. 토너 값을 알아보니 거의 새 기기 가격의 절반 가까이하길래 그냥 버리기로 마음먹고 구석에 처박아뒀던 거였다. 당장 급한 마음에 동네 무인 스터디카페에 프린트 기능이 있다는 게 기억나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30분 정도 걸릴 줄 알았던 작업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기다리는 시간이 꽤나 지루했다.
무인 프린트 매장의 예상외의 복병
스터디카페나 프린트 전용 매장에 가서 놀란 점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는 거다. 내가 갔던 곳은 1장에 200원 정도를 받았는데, 흑백으로 뽑는데도 결제 시스템이 은근히 복잡했다. 내 앞사람이 한참 동안 기계 앞에서 끙끙대다가 결국 포기하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내가 괜히 왔나’ 싶기도 했다. 나 역시 처음엔 PC에서 출력 버튼을 누르고 대기열이 뜨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화면에 오류 메시지가 뜨면 관리자 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주말이라 연결이 바로 안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내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어떻게든 뽑긴 했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은 ‘앞으로는 그냥 매달 돈 내고 대여를 할까’ 하는 고민이었다.
가정용 프린터 대여를 고민하게 된 이유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검색을 해보니 요즘은 복합기 대여도 꽤 흔한 것 같다. 월 2만 원에서 3만 원 정도면 잉크 걱정 없이 무한 잉크젯 프린터를 빌릴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가정용 프린터 추천 글들이 참 많았는데, 다들 한결같이 ‘가끔 쓸 거면 절대 사지 마라’고 했던 말이 이제야 뼈저리게 이해가 간다. 잉크가 굳어서 고장 나거나, 토너가 떨어져서 급할 때 속 썩이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빌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이 가장 걸리긴 하지만, 스터디카페까지 오가는 시간과 교통비, 그리고 결제할 때의 그 묘한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팩스 기능까지 고민하는 나 자신이 조금 웃기기도 하고
문득 드는 생각이, 기왕 빌릴 거면 팩스 기능까지 있는 복합기로 빌려야 하나 싶다. 삼성 팩스 복합기가 집에 예전에 있었는데, 그거 유지비가 만만치 않았던 기억이 나서 선뜻 결정을 못 하겠다. 사실 요즘 팩스 쓸 일이 일 년에 몇 번이나 있을까 싶은데도 막상 없으면 불안한 그 심리 때문에 무리해서 옵션을 넣으려 하는 것 같다. 프린터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고민을 해야 하나 싶다가도, 막상 서류 한 장 뽑을 데 없어서 밖을 헤매던 기억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서 그런지 마음이 자꾸 기운다. 아마 다음 주 중으로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하고 또 버티겠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작은 불편함
결국 프린트 대여 업체들을 몇 군데 비교해 보다가 창을 닫았다. 왠지 계약을 하는 순간부터 매달 돈이 나간다는 게 갑자기 아깝게 느껴진 거다. 그냥 필요할 때마다 밖으로 나가는 게 경제적으로는 훨씬 저렴할 텐데, 인간은 왜 이렇게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은 걸까. 복합기 임대 업체에서 보내주는 설치 기사님이 오시는 날을 상상해 보다가, 역시 복잡한 건 딱 질색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냥 지금처럼 필요할 때마다 밖에 나가서 500원씩 내고 뽑는 게 제일 속 편한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오늘 출력한 서류를 정리하다 보니 종이 한 장 때문에 보낸 내 주말 오후가 조금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프린터 구매할 때 굳이 복합기를 선택하느냐, 아니냐 고민하다가 결국 프린터만으로 만족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안 쓰게 되면 답답하더라고요.
무인 스터디 카페는 정말 편리하네요. 저도 급하게 서류 뽑아야 할 때 solchen 곳 찾는 게 습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