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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좀 편해지려다 전화 상담 때문에 지친 날

어쩌다 시작된 렌탈 상담의 굴레

거실에 덩그러니 놓인 낡은 TV가 자꾸 신경 쓰여서 최근에 삼성 TV 구독 서비스인가 뭔가 하는 걸 좀 알아봤다. 요즘은 그냥 사는 것보다 매달 조금씩 내면서 관리까지 받는 게 낫다는 말이 많길래 혹해서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버튼 하나 누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더라. 그냥 결제 버튼 누르면 끝인 줄 알았는데, 꼭 ‘상담 신청’을 하라고 되어 있다. 이게 참 귀찮은 부분이다. 내가 원하는 건 그냥 모델 고르고 날짜 지정해서 설치받는 것뿐인데, 굳이 상담원과 통화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전화를 걸어두고도 한참을 대기 음악만 듣고 있으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지기도 하고. 대박렌탈 같은 곳도 찾아봤는데 거기도 비슷하겠지 싶어 그냥 일단 참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가 서비스의 늪

겨우 연결된 상담원분은 친절하셨지만, 내가 딱히 필요 없다고 하는 부분까지도 계속 권유를 하셨다. 정수기도 같이 하면 할인 폭이 커진다거나, 공기청정기도 세트로 묶으면 월 렌탈료가 몇천 원 저렴해진다는 이야기들. 사실 월 2만 원대에서 3만 원대로 넘어가는 게 큰 차이 아닐 수도 있는데, 당장 나가는 돈이 매달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게 손이 떨린다. 노래방 기기 대여 같은 건 예전에 친구 가게 때문에 알아본 적 있는데, 그때도 느꼈지만 이런 렌탈 시장은 왜 이렇게 묶음 상품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차단기 렌트라거나 배서 같은 복잡한 용어까지 듣고 있자니 머리가 아파져서 그냥 끊어버리고 싶었다. 저신용 가전 렌탈도 있긴 하던데, 그런 건 또 조건이 까다로울 것 같아서 애초에 제외했다.

설치 날짜 맞추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8월 말에 이사 가면서 맞춰서 설치하려고 했더니, 재고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보통 7월 말이나 8월 초에는 계약을 마쳐야 원하는 날짜에 받을 수 있다는데, 그 말을 들으니 괜히 마음만 조급해진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아니고 이사 갈 집에 설치 날짜를 맞추려니 더 머리 아픈 거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아닌데, 미리 예약 안 해두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은 그 미묘한 심리를 너무 잘 파고드는 것 같다. 현대글로비스나 타이어 렌탈 서비스처럼 뭔가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대했는데, 결국은 기사님 일정과 내 시간이 딱 맞아떨어져야 하는 아주 원시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감정 소모가 컸던 시간들

가끔은 AI 상담 챗봇이 편할 때도 있는데, 이런 가전 렌탈 쪽은 아직 사람이 직접 말로 해야 하는 과정이 꼭 껴 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상담원한테 미안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왜 이렇게 내 시간을 많이 뺏나 싶어 짜증이 나기도 한다. 요즘은 바디프랜드 같은 곳에서 국군 병사 전용 렌탈 프로그램 같은 것도 나온다던데, 그런 세분화된 서비스가 나오는 게 참 신기하다. 그런데 정작 내가 필요한 TV 한 대 제대로 계약하는 데 며칠을 고민하고 전화 붙잡고 있는 내 모습이 좀 우습다. 렌탈이 사실 소유하는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

결국 TV 렌탈 상담은 일단 보류했다. 어차피 지금 당장 바꾸나 한 달 뒤에 바꾸나 큰 차이 없을 것 같아서다. 상담원분이 남긴 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해두긴 했는데, 왠지 다시 전화 걸기가 꺼려진다. 뭔가 하나 시작하면 줄줄이 따라올 부가 서비스 권유를 다시 들을 생각하니 피로감이 먼저 온다. 그냥 하이마트 가서 일시불로 살까, 아니면 그냥 지금 있는 거 고장 날 때까지 버텨볼까 하는 생각이 매일 왔다 갔다 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내가 귀찮은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런 거겠지. 딱히 정답이 있는 문제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가전 하나 들이는 게 이렇게 거창한 일이 될 줄은 몰랐다. 다음 주에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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