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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상담 한번 받으려다 하루를 다 보냈다

챗봇이랑 씨름하다가 지쳐서 꺼버렸다

요즘은 뭘 하나 빌리려고 해도 다 챗봇이다. 얼마 전에 집에 놓을 공기청정기가 필요해서 렌탈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분명히 상담 버튼을 눌렀는데도 사람 대신 AI가 튀어나오더라. 내가 궁금한 건 딱 하나였다. ‘지금 신청하면 내일 오전에 설치가 가능한가’였는데, 챗봇은 자꾸 렌탈료 할인 혜택이나 제휴 카드 목록만 띄워줬다. 상담원 연결을 누르니까 이번엔 대기 인원이 35명이라고 뜨는데, 진짜 사람이랑 말 한마디 섞기가 이렇게 어려운 세상이 됐나 싶더라. 결국 창을 닫고 그냥 대리점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게 훨씬 빠를 줄 알았는데, 막상 전화해서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긴 매한가지였다.

보험료까지 생각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한번은 급하게 오토바이가 필요해서 렌탈을 알아본 적이 있다. 그때 하루 대여료가 2만 9천 원 정도였는데, 막상 계산해보니 보험료랑 이것저것 붙으니까 금액이 생각보다 훌쩍 뛰더라. 하루 일당이 11만 원인데 렌탈비랑 기름값 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겠다는 계산이 바로 섰다. 그때 빌린 오토바이가 상태가 영 별로여서 브레이크 잡을 때마다 덜덜거리는데, 괜히 이거 타다가 큰일 나겠다 싶어서 중간에 반납할까 수십 번 고민했다. 안전 문제까지 생각하면 렌탈이란 게 참 애매하다. 남의 물건을 쓴다는 게 편리하긴 한데, 결국 내 돈으로 유지 보수 비용까지 다 치르고 있는 기분이랄까.

대형 가전 구독이 과연 이득일까

요즘은 가전제품도 구독하는 게 대세라고 해서 삼성전자 구독이나 코웨이 같은 곳들을 훑어봤다. 예전엔 그냥 사서 쓰는 게 무조건 싼 줄 알았는데, 요즘은 관리가 귀찮아서 그냥 돈 내고 빌려 쓰는 게 낫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상세 페이지 들어가서 약정 기간 따져보고 총액 계산해보면 마음이 바뀐다. 3년이나 5년 뒤에는 중고 시장에 내놔도 얼마 못 받을 텐데, 렌탈은 그 기간 동안 매달 꼬박꼬박 돈이 나가는 거니까. 가끔 렌탈료가 2만 원대라고 해서 싸다 싶으면 의무 사용 기간이 길거나 설치비가 따로 붙어서 결국은 목돈 나가는 거랑 다를 게 없더라.

파주시 보조기기 렌탈을 보며 든 생각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파주시에서 장애인 보조기기 렌탈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소식을 봤다. 이런 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회에 12개월 정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던데, 내가 겪었던 렌탈 상담의 답답함이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일 거다. 누군가에겐 삶의 질이 달린 문제인데, 챗봇이 뚱딴지같은 소리나 하고 있는 현장 상담 시스템보다는 훨씬 더 사람 냄새가 나야 하지 않을까. 지원 대상자들은 상담 과정에서 얼마나 고생할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야 그냥 귀찮음의 문제지만, 정말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겐 이런 상담 문턱이 너무 높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결론 없는 렌탈 고민

결국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신청하지 않고 그냥 며칠을 더 버티고 있다. 지금 쓰던 거 고쳐서 쓸 수 있나 싶어서 부품 알아보고는 있는데, 그것도 일이 커지는 것 같아 망설여진다. 렌탈이든 구매든 결국 돈을 써야 하는 건 매한가지인데, 왜 이렇게 결정하는 게 힘든 건지 모르겠다. 상담원 연결 대기 시간을 견디는 것보다 그냥 내가 직접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정신건강엔 더 나은 건지, 아니면 그냥 속 편하게 월 결제하고 신경 끄는 게 나은 건지 여전히 답이 안 나온다. 내일은 좀 더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내일도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챗봇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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